At YOUR fingertip 2023 -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돌아온 at your fingertip입니다.그간 안녕하셨는지요. 큰 포부를 가지고 시작한 앳유어핑거팁입니다만, 밀려오는 업무와 약간의 번아웃 그리고 조금의 휴식을 오가며 브랜드를 운영하다보니 꾸준함을 이어오지 못했습니다.그러나 새해,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것을 되새기고 새로이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는데요. 제가 이 일을 왜 하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게 된 겨울이었습니다. 한층 성숙해져야만 하는 나이와 어느것도 가볍지 않은 사소한 결정들이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이나 마음처럼 저의 생각들도 결국 변화에 변화를 더하겠죠.본론으로 돌아와 번아웃이 왔을 무렵 제가 왜 이것을 해야만 하는지 고민해봤어요. (웬아이워즈영…)저는 어렸을적 미술과 디자인을 배우고 싶은 학생이었는데요. 그런데 정작 저의 최종 학력은 경영학으로 졸업했습니다. 사회에서 필요로하는 것들을 해야만한다는 유,무언의 압박이 컸어요. 제 인생 길이 망한 것 같았지만, 이게 웬걸, 또 다른 길이 있더라구요. 많은 시간이 걸렸고 지금의 이 일을 하고 있는 저는 결국 제 자리로 돌아온 것 같아요. 이 길의 끝은 열린 결말이기에 완전하진 않지만요.내가 표현하는 것을 상대가 기뻐해주는 마음이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누군가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는 것을 볼때 제가 기쁜 감정이 들었어요. 여전히 제약은 많고, 체력이 저질인 관계로 매우 피곤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것을 표현하는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연초 조금 남다른 분을 만났어요. 바로 독립출판작가 태재님이신데요. 인터뷰를 ‘잘’ 하기 위해 태재작가님의 수업을 직접 듣기도 했습니다. 다른 일들은 그래도 어렵지 않게 시작이란 걸 할 수 있었는데, 유독 글쓰기에 약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죠. 수업을 들으면서 역시 남다른 시각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살아오신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독립출판계에서 남들과 같지 않은 영감, 그리고 마르지 않는 샘같은 생명력을 지닌 반짝이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어떤 생활을 살아오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런 모습들이 수업에서나 책에서 느껴져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내 손으로 직접’ ‘내 손 끝으로 부터 시작되는’ 그러니까 ‘나의 손끝에서 만들어가는 나만의 느낌’ 을 만들어가는 태재 작가님의 인터뷰를 확인해보세요. [독립출판물] 세이 세이 에세이 SAY SAY ESSAY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직접 글 쓰고 또 책도 만드는 작가 태재라고 합니다. 벌써 10년 차가 됐습니다. ‘독립 출판물 제작자’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Q. 글을 쓰신 지 10년 정도 됐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10년 정도 됐다고 한 건 처음 제 책을 낸 시점을 기준으로 하는 건데 사실 글은 그전부터 썼죠. 그러니까 글을 쓴 첫 1년에 바로 책을 내지 않잖아요. 처음 글을 쓰게 된지는 한 20년 전인 것 같아요. 제가 중학생 때였는데 페이지에 제 생각이라는 걸 옮긴 게 그때가 처음이었고, 계기는 중학교 때 선생님을 좋아했어서 그런 마음을 좀 달래고자 썼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글을 쓴 지 20년, 책을 낸 지 10년 정도 되었는데, 돌아보자면 어떤 마음의 괴로움을 좀 마주하고 또 덜어내고자 쓰게 됐던 것 같아요. 글을 쓴 계기라면 그런 것이고, 지금 이렇게까지 10년째 매 년 한 권씩 책을 직접 내고 있는데요. 그 계기는 사실 매년 쉬지 않고 이렇게 책을 안 내도 되겠지만, 그동안 살았던 1년을 총망라해 정리하면서 생활을 스스로 조명하고 돌아보는 일이 그것을 안 했을 때보다 훨씬 촘촘해지고 정교해지기 때문에 지금까지 계속 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처음에 카피라이터로 직작생활을 하시다가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들었는데 그 이야기를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처음에 저는 ‘글을 써야겠다, 쓰고싶다’ 이런 것보다는 ‘돈을 벌고 싶다’ 그러니까 ‘-을를’ 앞에 목적어가 붙잖아요. 저는 ‘글’을이 아니라 ‘돈’을 이었어요. 많은 분들이 나는 글을 쓰고 싶다, 글 쓰는 삶을 살고 싶다 혹은 어떤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그런 좀 뭐랄까 자유로운 영혼 같아 보이는 모습으로 글을 쓰시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때는 그게 뭔지 몰랐지만 ‘글을 쓰고 싶다’라고 말한 적이 없었던 것 같거든요. 언제부터 누가 지금처럼 글을 쓰고 싶었냐고 물어보면 글을 쓰고 싶었던 적이 있나? 난 돈을 벌고 싶고, 제가 가진 스킬이 그러니까 할 줄 아는 게 글 쓰는 것밖에 없었고, 공부를 그렇게 잘하는 것도 아니었고 하고 싶지도 않았고. 근데 내가 먹고 살려면 그나마 할 줄 아는 걸로 해야 되는데, 어린 그때 당시에는 글쓰기였어요. 그렇다고 문예창작과는 가기가 싫고, 왜냐하면 저는 돈을 벌고 싶기 때문에 -(문예창작과는 돈을 못 버니까?) 문학이나 문예창작에 대해 그런 편견이 있었죠. 그러면 글 써서 돈을 제일 많이 버는 게 직업이 뭐냐고 그때 당시 선생님한테 여쭤보니까 고등학교 때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이 있다고 하셨어요. 네이버에 검색을 하니까 광고홍보학과를 가는 게 카피라이터가 되는 제일 높은 확률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해서 광고홍보학과에 가게되었는데, 사실 되게 신뢰도가 낮은 답변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광고가 뭔가 재밌어 보였어요. 저는 문과인데 경영학과, 어문계열 이런 거는 당시에 좀 따분해 보였거든요. 근데 주변에 광고학과를 지원하는 애들도 아무도 없고, 그래서 그것을 목표로 대학을 가게 됐었는데 다행히 적성에 잘 맞았었어요. 그렇다고 막 대학을 다니면서는 ‘난 돈을 벌고 싶다’ 이런 생각은 별로 없었어요. 그냥 학교 생활이 적성에 맞았고 재밌었고, 기획서를 많이 썼어요. 파워포인트 키노트 이런 걸 많이 했었었는데 그러면서 시장을 분석하고, 타겟팅을 하고, 전략을 짜고, 크리에이티브를 만드는 이런 과정이 사실 체화가 됐던 것 같아요. 그런 와중에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은 ‘언젠가는 되겠지, 되고 싶다’ 정도였어요. 회사를 지원할 때가 되어 그 직무로 지원을 했었고요. 다행히 합격이 되어서 카피라이터로 첫 회사를 들어갔는데,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이 주는 라이프 스타일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게 저한테는 몸에 안 맞았어요. 그래서 한 100일 정도 다니고 나왔어요. 회사를 좀 쉬다가 한 번 더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는데 왜냐하면 짧은 시간 그 회사에 몸담으면서 제가 카피라이터로서 제대로 카피를 쓰거나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미련이 좀 남더라구요. 그러니까 광고라는게 팀 플레이여서 혼자서 카피를 쓰고 이렇게 하지 않아요. 혼자서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주의라기보다 제작팀, 영화 촬영팀처럼 각각의 역할들이 모여 팀플레이로 일이 이루어지다보니- (그러면 한 번 더 카피라이터로서 시도를 해보자는 생각을 했던 거예요?) 네. 그렇게 해보고 싶었어요. 광고를 할 거면 나는 카피라이터를 하고 싶었거든요. 주변에서는 기획자를 하라고 저한테 많이 조언을 해줬었는데, 실제 광고홍보학과에서 전공 수업 중 카피라이터와 관련된 수업은 4년 동안 6학점밖에 없어요. 그렇다고 막 카피를 엄청 본격적으로 쓰지도 않거든요. 원론적인 걸 배우고 기본적으로 전체적인 기획을 배웠었는데, 그게 싫지 않았어요. 왜냐면 카피 를 한 줄 쓸 때도 기획이 필요하거든요. 아무튼 그래서 광고회사를 한 군데를 더 갔었어요. 광고회사를 총 두 곳, 100일씩 이렇게 다녔었어요. 팀 바이 팀이지만, 제가 있었던 팀들은 다 월화수목금토일, 새벽 2~3시에 퇴근하는 그런 팀이었어서 사실 제 생활 자체가 없었죠. 지금 이렇게 우리가 인터뷰를 하는 것처럼 12시 대낮에 햇살 있는 곳에 나와 있을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전혀 없었죠. 제가 그때 26살이었는데 벌써 이렇게 살 건 아니다 이런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고 이렇게 고생해서 만들어 나가는 어떤 그 협심감 그리고 보람참 이런 것들 또한 사실 느끼지 못했던 것 같아요. 지금 보면 제가 하는 일들은ㅡ수업을 하거나, 글을 써서 반응을 보거나ㅡ 되게 반응이 즉각적인데, 그때는 시간이 걸리잖아요. 제작 시간이라든지, 컨펌이라든지. 돌아보면 그런 어떤 지지부진한 시간을 되게 불안해했던 것 같고. (어떤 클라이언트의 요구대로 해야 된다는 것도 영향이 있었나요?) 그렇죠. 제작을 하는 거잖아요. 지금은 저는 창작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제작팀이 오더 혹은 미션을 받아서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일이라는게 좀 다르죠. 지금도 사실 베이스가 카피고 광고니까 그런 일을 프리랜서로 가끔 해요. 그러니까 태재라는 이름 말고 강기택이라는 이름(본명)으로. 그게 되게 스트레스풀 한 일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막 스스로 하는 창작만큼은 즐겨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창작이 아닌 누군가의 요구를 맞추어서 그대로 만들어줘야 되는 일 말이죠?) 그게 성격상 안 맞는 것 같아요. 그때는 사실 그렇게까지 판단하지 못했었고, 돌아보면 내가 왜 100일씩밖에 못 다녔지 그리고 한편으로 또 왜 내가 가고자 했던 회사는 다 왜 나를 한 번만에 합격을 시켜줬지라고 하면, 저의 인간적인 어떤 특징과 제 성격적인 특징이 되게 모순적으로 존재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쉽게 합격이 된 것도 대단하신 것 같아요. 근데 제가 수업을 들어봤잖아요. 저는 글쓰기 수업을 듣고 싶어서 수강을 한건데 뭐랄까 굉장히 재밌었어요. 뻔하지도 않고- 다른 데서 듣는 글쓰기 수업은 정말 문예 창작자처럼 어떻게 글을 쓰고 그런 걸 가르쳐주는데 확실히 기획자다운 뷰가 있으신 것 같아요.)Q. 수업을 기획하실 때 중점을 두신 부분이 있으실 것 같다고 생각을 했어요. 어떠세요? 저도 처음엔 원래 카피 그리고 시, 운문, 이런 짧은 글 그러니까 행이 나눠져 있는 그런 문장의 형태로 구사했었는데, 사실 산문, 긴 글, 에세이 같은 호흡이 긴 문장을 쓴 지가 몇 년 안 됐어요. 그런 글을 썼다고 치면 한 5, 6년밖에 안 된 거예요. 어렵잖아요. 글을 쓸 때 짧은 형태의 글과는 다른 근육을 사용해야 되니까 저도 이게 왜 어렵지, 이게 안 해서 어려운건가 아니면 이걸 조금 더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되지라는 것들에 대한 연구가 있었어요. 제 개인적인 니즈가 있었기 때문에 그럼 이렇게 써보면 어떨까, 저렇게도 써보면 어떨까 하는 환경적인 시도들이 많았고, 커리큘럼이 그렇게 ‘환경적인 부분/기술적인 부분/계획적인 부분’으로 제가 실제로 체화해놨던 것들 위주로 구성이 되고 기획이 된 거죠. 사람들이 글 쓰는 거 어렵다고 말하잖아요. 글 쓰는 거 어렵죠. 글쓰기를 크게 총체적으로 보면 어려운데, 그걸 좀 세분화해서 왜 어려운지 보게 된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제가 전공했을 때 시장을 분석하던 일들을 글쓰기 수업이라는 시장이 아니라 글쓰기라는 것 자체에 대해서 이게 왜 어려울까, 이런 부분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분석을 했어요. 글을 쓸 때 내가 힘이 들어가는데 우울할 때 우울한 글이 나오고 기분 좋을 때 기분 좋은 글이 나온다면, 몸 상태가 먼저 우선되어야 되는 거 아닌가? ‘밤에 쓰는 글은 똥글이다’ 이런 말이 있는데 밤에는 퇴근하고 지치니까 지친 몸으로 나온 지친 글이 나오고, 여행 가거나 휴가 때 쓰는 그냥 잠깐의 글은 되게 산뜻하고 이런 것들을 제가 캐치하고 수강하시는 분들께 터치를 하는 거죠. 그런 부분에 공감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고, 왜냐하면 몰라서 못 봤던 거지 알고 나면 되게 자기한테 맞는 방법이 있고 그런 거니까. (저도 진짜 그게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글을 쓰려고 딱 백지를 마주했을 때 너무 어렵잖아요. 처음에 백지를 마주하지 않게 하고 글 쓰는 환경이나 글쓰는 체력을 얘기해주셔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글을 쓰게 되는 그런 수업의 플로우가 되게 인상 깊었거든요.글을 안 쓰던 사람도 ‘몸에서 글이 나온다’ 이런 내용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참 글쓰기를 시도하기에 좋은 스타트가 되는 수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수능 공부를 할 때도 60점인 학생이 80점을 목표로 할 때와 80점인 학생이 90점을 목표로 할 때가 다른 것처럼, 저는 딱 이제 공부를 해보려고 할 때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안 했다가 이제 막 시도를 해보고 싶을 때 입문 기초 단계로 수강하기 좋은 글쓰기 강사라고 스스로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어떤 디테일한 것보다 처음 자세를 잘 잡아드려야 되고, 일단 학원에 오고 싶게끔, 페이지 앞에 서고 싶게끔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무겁게 ‘글은 이렇게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게 좋습니다’라고 어떤 정언 명령을 하기 보다도요. 저도 그런 거 원래 싫어하고 그렇게 무게를 잡고 싶지 않고요. 과연 커피를 한다고 ‘커피가 최고의 음료야’, 책을 쓴다고 ‘책이 최고의 문화적 콘텐츠야’ 이러고 싶진 않거든요. 각자 자기 몸에 맞는 게 있고 다른 근육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걸 좀 잘 봐주시는 것 같아요. 저 자체도 매몰돼 있는 걸 경계하는 것 같아서. Q. 다른 수업도 있잖아요. 에세이 스탠드/에세이 드라이브/에세이 메이크업에 대해 한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에세이 스탠드는 기본 수업이고요. 오프라인에서 진행이 되고, 제가 에세이에 대해서 가지고 있고 페이지를 다루는 기본 뼈대에 대해서 기본 자세를 잡는 것이라면, 드라이브 같은 경우에는 이제 증량을 하는 거죠. 근육을 키우는 거예요. 그러니까 피트니스 센터에 갔을 때, 제가 트레이너인데 이 기구는 이렇게 다루는 게 안전합니다라고 알려드리는 게 에세스텐드라면, 드라이브는 이거는 몇 개씩 몇 세트를 하세요라고 지정을 해드리는 거죠. 그런 트레이닝 프로그램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고, 메이크업 같은 경우에는 이제 근육이 좀 쌓여서 이제 내가 뭘 한번 대회를 나가보고 싶다 아니면 바디 프로필을 찍어보고 싶다 이런 것처럼 한번 기념을 하려고 할 때 마지막 어떤 계획을 같이 잡는 플래닝을 하는 거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Q.그러면 에세이 메이크업을 할 때 출판까지 연결이 되나요? 제가 책을 내드리진 않고 이분이 출판을 할 계획이 있을 때 저한테 오죠. 에세이 메이크업으로 그러면 이제 그동안 쓴 글을 어떻게 컨셉을 정할지 그리고 제목이라든지 타겟팅을 어떻게 할지를 같이 회의를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보시면 되요. Q. 어렸을 때 꿈과 이렇게 작가가 되시게 된 터닝 포인트가 된 사건이나 사람이 있나요? 완전 어릴 때는 엄마랑 여동생이랑 이렇게 집에서 책 읽고 있으면.... - 2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