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terval

올해 캔버스백을 구상하다가 가방을 가방답게 만들어주시는 꼼꼼한 우리 공장 사장님이 가장 잘만드실 것 같은 가방으로 폴디드 보스턴 백을 선택했다.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완벽주의이신 사장님이 가방을 가방답게 만들어주실 수 있는 디자인으로. 여러번 공장을 옮기다 3년 정도 함께 해주신 사장님은 늘 배려를 많이 해주시지만, 싸구려 가방을 만들지 않으신다. 성격상 그렇게 만드실 수가 없다. 컴팩트하지만 두 가지 실루엣을 가진 폴디드 백은, 봄·겨울을 캐리할 수 있는 레더백에서 유독 습한 여름을 위한 나일론, 그리고 산책을 하면서 만난 은방울꽃이 그려져 있는 자카드 백으로 이어가게 됐다. 신설동을 돌아다니다, 보물처럼 반짝 눈에 들어온 일본 수입 원단. 나만 그 반짝임에 마음을 뺏긴 건 아니었다. 일찌감치 만들어놓은 자카드 미스트를 보면서 어떤 모습으로 가방을 보여드려야할지 고민하다 다솜님이 생각났다. 다솜님을 생각하면, 성숙한 외모에 아이같은 모습으로 늘 새로움을 보여주신다는 느낌이다. 투명하고, 과하지 않은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는 모델은 단연 다솜님이라고 생각한다. 3년만에 연희동에서 만난 다솜님과 여러 대화를 나눴다. 그간 각자 보낸 시간들과 일에 대한 시각의 변화, 나이에 따른 신체의 급격한 변화와 브랜드를 운영하는것, 재밌었던 작업들과 새로운 일들을 향한 도전-! 대화를 한 후, 작업 미팅이 아니라 연희동 투어를 했다. 까페서부터 양말 편집샵, 빈티지샵, 멋진 작업들을 하시는 작은 가게들을 두루 다니면서, 그간 달려온 시간에 퍼즈를 주듯, 촬영 미팅이 나에게 오롯이 채워지는 휴식하는 시간이 되었다. 은방울의 실버와 네이비가 교차하는 특별한 원단, 휴식같은 다솜님과의 만남을 생각하면서 자극적으로 많은 알림을 주어야하는 현실에서 조용한 호흡,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느낌, 자극보다는 여백으로 이 가방을 기억되게 만들고 싶었다. 그 시간의 호흡을 보여주기 위해 영상 촬영을 기존보다 많이 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런 여백이 필요하다. 무덥고 습한 여름에 마치 산책하면서 만난 길가의 은방울 꽃처럼 반짝 반짝 빛나는 특별한 선물을 받는 듯한 우연한 위로의 시간말이다. 마치 바쁘고 몰두해야만 하는 일들 속에서 많은 분들이 이 작업을 만난 순간 내가 경험했던 열심히 달려온 날들과 휴식과 여백의 경계를 느낄 수 있도록. 이 가방을 마주한 순간이, 누군가에게도 그런 시간이었으면 한다. 바쁘게 몰두하던 하루의 한가운데서 잠시 손을 멈추는 누군가. 쌓여가는 알림을 잠깐 뒤로 미뤄두고, 창밖을 한 번 보고, 마시던 커피가 어느새 식어버린 걸 그제야 알아차리는 사람. 은방울꽃을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오늘 나에게도 이런 반짝임 하나쯤 주어도 되지 않을까' 하고 문득 생각해보는 사람. 그렇게 아주 잠깐, 자기만의 퍼즈를 갖는 누군가. 자카드 미스트를 준비하면서 만났던 경계 — 열심히 달려온 날들과, 휴식과, 여백 사이의 그 경계를, 그 누군가도 잠깐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AT MY FINGERTIP

logo
LOG IN 로그인
  • HOME
    • ABOUT
      • SHOP
        • Piece by Piece
          • BLOG

            AT MY FINGERTIP

            logo
            • HOME
              • ABOUT
                • SHOP
                  • Piece by Piece
                    • BLOG
                      Search 검색
                      Log In 로그인
                      Cart 장바구니

                      AT MY FINGERTIP

                      logo

                      AT MY FINGERTIP

                      logo
                      • HOME
                        • ABOUT
                          • SHOP
                            • Piece by Piece
                              • BLOG
                                Search 검색
                                Log In 로그인
                                Cart 장바구니

                                AT MY FINGERTIP

                                logo
                                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사업자정보확인

                                상호: amfp | 대표: Kyungjin Ha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Kyungjin Ha | 전화: 010-6723-0255 | 이메일: atmyfingertip.kr@gmail.com

                                주소: 501, 91-4, World Cup-ro 5-gil, Mapo-gu, Seoul, Republic of Korea | 사업자등록번호: 465-69-00413 | 통신판매: 2022-서울마포-1716 | 호스팅제공자: (주)식스샵

                                floating-button-img